웹용포스터1.jpeg

JeeMin Kim Solo Exhibition

«Prototype Temple :  6ft Under_Valley»

프로토타입 템플: 6피트 아래_계곡

02. 09. 2022 - 18. 09. 2022

상업화랑 문래

 

 

“초대받지 못한 자여 죽은 자들의 무덤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 곳은 지나간 문명의 지층이다.

그들은 병든 자들이기에 6피트 아래에 묻도록 하였다.

지하 계곡의 물 소리가 들리는가?

 

오늘 살아가는 자들이여, 마음에 드는 노(櫓)를 찾으라.

우리 함께 항해를 하자⋯⋯.”

사운드 해설 (러닝타임 7분8초)

 

0:00     한 번의 종소리가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고 5000년 전 수메리아의 은으로 만들어진 리라가 한 소절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고고음악학자 Richard Dumbrill이 복원한 소리이다.) 음률이 마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는 듯 하다. 동시에 오래된 무덤 안에 홀로 들어와 있는 듯한 배경 사운드가 시작된다

0:22     바람 빠지는 소리. 마치 어트랙션(놀이기구)가 출발할 때 들리는 소리와 비슷한데 작가의 음악적 농담이다

0:38     천장에서 모래 떨어지는 소리

1:16     바람 빠지는 소리

1:30     배경 사운드가 서서히 변한다. 공간이 습해지며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림

1:47     놀래키는 소리. 망자들의 장난

2:02     새 소리

2:11     환청 같은 리라 연주. 마치 그들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듯 구슬픈 멜로디

2:35     놀래키는 소리. 망자들의 장난

2:50     배경 사운드가 서서히 변한다. 점점 더 미지의 공간, 거대 호수 발견을 암시

3:12     노 젓는 소리 시작

3:36     부엉이 소리

4:13     행진하는 듯한 북소리

4:29     배경 사운드가 서서히 변한다. 노를 젓다 보니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주적 사운드.

4:31     부엉이 소리

5:02     행진하는 듯한 북소리

5:42     환청 같이 울리는 성가소리. <Prototype Temple: At Night>에서 쓰였던 사운드이다.

6:06     새 소리

6:15     환청 같은 리라 연주. 항해의 끝자락에서 마지막으로 그들의 생전 추억을 회상한다.

6:35     여행 종료

6:43     사운드 루프가 시작되기 전 종이 세 번 울린다.

김지민 작가의 Prototype Temple 시리즈는 고전, 신화, 고고학 등 여러 주제가 융합되어 공연을 연상시키는 형식으로 연출된다. <움직이는 샹들리에>와 <침묵의 회화>로 구성된 프로토타입(Prototype)의 전시연출은 부제에 따라 새로운 시리즈로 구성 된다. Prototype Temple 시리즈는 초월적 성역과 같은 상징적 의미로 막이 올려지면 생성되고, 내려지면 소멸하는 극(劇)의 생명성을 갖는다. 전시는 매회 새로운 형식으로 회귀하는데 첫 개인전 “At Night”에 이은 “6ft Under_Valley”는 고대 문명의 지하무덤들이 군집된 계곡(Valley)으로 재현된다.

 

 

6피트 아래는 죽어서 매장되었다는 뜻의 관용구로 1600년대 영국에서 흑사병으로 죽은 시신들을 지면에서 6피트 깊이로 매장한 것에 유래되었다.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가 모여있는 왕가의 계곡(Valley the Kings)은 산이 없는 사막에 군집된 피라미드의 주변을 계곡으로 상징한 것이다. 고대 문명의 지하무덤을 방문하는 듯한 설치방식으로 전시를 구성하여 계곡/지하호수가 포함되어 있음을 암시하려 한다. 

 

 

 

작가는 템플을 세우는 과정에서 매 회 새롭게 생성되고 소멸하며, 열정과 허무가 교차하는 극(劇)의 생명성에 대한 경험을 기억하는데 이는 작가의 오랜 음악 활동에서 기인한 ‘극치極致감정’에 대한 향수이다. ‘극치極致감정’은 극을 통해 응축된 세월을 관람하고, 현실과 분리된 극한의 감정에 빠져드는 상태를 만족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마치 외국어를 직역한 듯한 단편적인 뉘앙스로 작가가 직접 명명한 용어이다. 

 

작가가 템플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극의 모습은 파스칼 키냐르가 <꽃들을 죽이기>에서 꽃을 죽이는 과정과 맥락적 동일성을 갖는다. 키냐르는 껶여진 꽃은 일종의 ‘응축된 kairos(때)’라는 이야기를 하며 꽃이 소비되는(만개하고 빠르게 낙화하는) 시간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일종의 ‘돌연한 극심한 개화’입니다. 불시에 덮쳐 경탄을 불러 일으키는 감동 (중략)…심장을 관통하는 무엇 (중략)…종지부를 찍는 ‘너무 이르게’. (중략)…압축된 극소화 상태의 시간이에요.

(중략) …갑자기 순간적으로 가능해진 ‘강렬한 조기 결실’ (중략)… 시간의 범위를 밤의 밖으로, 그리고 낮의 밖으로, 기이하게 확장하기 위해 시간에서 솟아오른 비시간. 시간의 단축으로서의 이러한 시간”

 

<Prototype Temple: At Night>(2021)은 앞으로 밤을 무대로 선보여질 템플들에 대한 개관이자 소개의 장이었다. <Prototype Temple> 시리즈는 장소의 특성을 고려하여 구축된 가상의 공간 안에 다국적 고전의 모습이 투영되어 발생하는 시너지와 의외의 가능성을 기대한다.

그리고… 극(템플)에서 나오는 순간의 공허, 휘발되는 감정에서 마치 신기루를 본 듯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작품사진-53.jpg
작품사진-43.jpg
작품사진-39.jpg
작품사진-38.jpg
작품사진-44.jpg
작품사진-47.jpg